[한중 FTA 비준] 조선업계 “선박은 무관세…큰 영향 없어”
‘편의취적’ 원칙 보편화...다른 국가와 FTA 체결에서도 영향 미비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조선업계에서도 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관세인 조선산업 특성 상 이번 FTA가 국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선박은 편의에 따라 어디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취적’ 원칙이 보편화돼 관세가 매겨지지 않는다. 한국은 요트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중국과 이미 무관세인데다 조선업계 특유의 ‘편의취적국(便宜取籍國, Flags of Convenience)’ 제도가 선박 발주와 함께 적용된다. 편의취적국 제도란 전 세계 선박·해운·조선업계에 통용되는 제도로 파나마, 라이베리아 같은 제3국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발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주들은 세금부담 경감, 인건비 절약 등을 위해 자국에 선박을 등록하지 않고 제3국인 편의치적국에 선박을 등록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이유로 선박시장에서 관세철폐는 의미가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FTA가 체결되더라도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뿐 아니라 이전에 다른 국가와 FTA를 체결한 이후에도 영향을 받았던 부분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FTA가 조선산업과 큰 상관관계는 없으나 중국 조선업계도 올해 글로벌 조선시장 침체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올해 법정관리 및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중소조선소만 이미 1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 조선소는 수주가뭄 뿐 아니라 금융권의 자금지원도 받을 수 없어 자체적으로 회생이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쑤룽성중공업과 같은 중국 대형 조선소까지 30억 달러를 웃도는 채무에 시달리는데다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계약건들에 대한 선주사의 계약취소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의 불합리한 시장개입도 현지 업계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화이트 리스트’를 작성해 이 리스트에 포함된 조선소들에 대해서만 금융을 비롯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결국 이 정책이 자체적으로 생존 가능한 중소조선소들마저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으로서는 이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조선소들이 신청하는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하는 리스크를 감수하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선주사들은 이들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 정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RG 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조선소들이 무너질 가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는 조선소들의 자체적인 회생을 막지 말고 시장에 대한 개입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올해 한달 남았는데…조선빅3, 수주목표 달성 실패 '6년만'
현대중·삼성중 100억불 달성, 대우조선 45억불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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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빅3' 조선소 전경. 사진 위부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시계방향).ⓒ각사 |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빅3가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수주 1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으나
대우조선은 수주목표의 35%에 불과한 45억 달러를 수주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16억 달러 규모의 선박 99척을 수주했다.
선종별로는 유조선이 42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컨테이너선(22척), LPG선을 비롯한
가스선(20척), 자동차운반선(10척)이 뒤를 이었다.
올해 초 연간수주목표를 191억 달러로 정했던 현대중공업은
현재 목표 대비 61%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남은 한 달 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75억 달러를 더 채워야 하나 연말까지 매일 2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야
가능한 수치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00억 달러 규모의 선박 및 설비 49척을 수주하며
현대중공업과 함께 연간수주 100억 달러 고지를 달성했다.
상선 부문에서는 유조선 30척, 컨테이너선 10척, LNG선 2척,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 등 39억 달러에 그쳤으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3척,
플랫폼 2기, FPU(부유식 원유생산설비) 1기 등 61억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이어 올해 대우조선과 함께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을 이유로
조 단위의 적자를 신고한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대규모 수주에 나섬으로써
향후 수익성 달성 여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올해 초 연간수주목표를 150억 달러로 정한 삼성중공업은 67%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목표달성률을 보이고 있으나 역시 남은 한 달 간 50억 달러를 수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 11척, LNG선 9척, VLGC(초대형가스선) 2척,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유조선 2척, 기타 1척 등 45억 달러 규모의 선박 31척을 수주했다.
올해 초 130억 달러를 연간수주목표로 정했던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34.6%에 불과한 목표달성률을 보이며 조선빅3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LNG선만 35척을 수주하는 등 5년 연속 연간 수주 100억 달러를 넘어섰던 대우조선으로서는
올해 수주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를 포함해 조선빅3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61억 달러 규모의 선박 173척과
해양플랜트 6기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종별로는 석유제품선을 포함한 유조선이 83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컨테이너선이 43척,
LNG선·LPG선 등 가스선이 34척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초 세웠던 수주목표인 471억 달러에 비해서는 목표달성률이 55.4%에 불과하며
4분기 들어 선박 발주가 주춤하고 있어 남은 한 달 간 추가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빅3가 모두 연간수주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라며
“내년 경기 전망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2017년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밝혀짐에 따라 조선업계는
수주보다 내실을 기하는데 충실할 수밖에 없다”라며
“저유가 및 손실위험으로 인해 더 이상 해양플랜트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선빅3의 내년 수주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조선업계도 줄줄이 생사기로에…
수주가뭄·자금유동성 문제로 법정관리행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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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장쑤룽성중공업 조선소 모습.ⓒThe Wall Street Journal |
중국 조선업계도 수주부진과 자금유동성 문제로 인해 줄줄이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조선 뿐 아니라 장수룽성중공업과 같은 대형 조선사도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조선산업의 위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10여개 중소조선소가
생사의 기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쑤성에 위치한 난퉁밍데중공업(Nantong Mingde Heavy Industries)은 전통적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석유화학제품선, 자동차운반선(PCTC)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에 특화된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조선소는 올해 들어 수주난과 함께 자금유동성에 문제를 겪으면서
난퉁 퉁저우 지역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난퉁밍데중공업의 최대주주이자 협력관계에 있는 세인티마린(Sainty Marine)도
수주가뭄의 희생자가 됐다.
양저우에 위치한 이 조선소는 자체적인 자금난으로 인해 난퉁밍데중공업 인수 및 지원을 거부했으며
기 수주한 계약건에 대한 취소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 선사인 프리셔스시핑(Precious Shipping)은 최근 세인티마린에 발주한 울트라막스급 벌크선 2척에 대해
계약 당시 요구한 사양에 비해 선박 품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인도를 거부했으며
이와 비슷한 이유로 선박 대금 지불 없이 취소된 계약이 여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티마린은 난퉁밍데중공업과 달리 아직까지 생산현장이 가동되고 있긴 하나
이전과 달리 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장성에 위치한 정허조선(Zhenghe Shipbuilding)도 현재 생산 활동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벌크선 전문 조선소로 이름을 알렸던 이 조선소는 지난 5월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나
자금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수개월째 근로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수주난과 자금유동성 문제로 위기에 처한 것은 중소조선 뿐 아니라
대형 조선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중국 조선업계의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는 STX다롄으로 이 조선소는 올해 초 중국 중룬(Zhong Lun)로펌이 주관사로 나선 이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 조선소의 인수를 원하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30억 달러를 들여 건설된 이 조선소는 700여명의 채권자로부터 240억 위안(미화 38억 달러)의
채무를 안고 있으며 5000여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체불임금도
4억8000만 위안(미화 약 7442만 달러)에 달한다.
다른 중국 대형조선소인 장쑤룽성중공업(Jiangsu Rongsheng Heavy Industries)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화룽에너지(China Huarong Energy) 계열사인 이 조선소는 현재 200억 위안(미화 약 31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16억7000만 달러 규모의 선박 35척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 중 상당수의 선박에 대한 계약이 취소됐으며
화룽에너지는 석유 및 가스사업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장쑤룽성중공업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산업이 침체되며 일부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STX다롄을 제외하고 위에 나열한 조선소들이 모두
중국 공업신식화부(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에서 지정한
‘화이트 리스트(White List)’라는데 더 문제가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화이트 리스트’에 선정된 조선소들은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를 비롯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실한 조선소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현재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조선소들이 속출하면서
‘화이트 리스트’의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중계업체인 HIT마린(HIT Marine)의 리 셩(Li Sheng) 브로커는
“현실적으로 ‘화이트 리스트’에 대한 실효성은 없는데다 규모는 작지만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당수의 중소 민영조선소들이 단지 ‘작은 선박’을 건조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중국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는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권들이 이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조선소들에 대한 RG 발급을 중단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중소조선소들이 무너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라며
“중국 정부는 조선업계의 자체적인 회생 가능성을 가로막을 것이 아니라
당장 시장에 대한 간섭을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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