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불황속 선전을 보였던 국내 조선 3사가 하반기 110억달러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뛰어든다.
지난달 말 전격 성사된 삼성중공업의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를 잇는 계약이
하반기 4∼5건 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조선 '빅 3'가 연초 세운 목표 수주액이
어느정도 달성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금액은 당초 예상을 웃도는 150억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금액은 예년에 비해 적은 수치지만, 불황기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액수다.
업계의 연간 해양 수주 금액은 한동안 200억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플랜트 발주가 뚝 끊어진 지난해의 경우 간신히 100억달러를 넘기는 수준이었다.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금액 110억달러 전망
해양플랜트는 해저 원유나 가스를 탐사, 채굴하는 설비로 유가가 떨어지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개발계획 자체가 취소되기도 한다.
최근 조선업계가 겪은 실적부진은 글로벌 석유·가스업계가 해양 시추선을 갑작스럽게 포기한 것과 무관치 않다.
해양플랜트는 1건 수주를 성사시키면 조(兆)단위 매출을 단번에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속한다.
일반 상선의 경우 최고가가 3억달러 정도지만,
해양플랜트의 경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만해도 1기당 가격이 20억달러에 이른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유가수준으로 해양플랜트 사업 타당성을 따져보면 불확실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생산개시 시점인 2020년을 전후해 유가와 가스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해외 메이저 가스업계가 발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억달러 규모 모잠비크 FLNG 3사 경합중
업계는 올 하반기 발주 가능성이 높은 해양 프로젝트 4∼5건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에는
현대·삼성·대우 등 국내 빅 3가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는 당장 다음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액수는 15억∼20억달러에 이른다.
쉐브론이 발주하는 태국 우본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경합중이다.
10억~15억달러 규모의 플랫폼이다.
쉘의 40억달러 규모 나이지리아 봉가 FPSO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 등 해외 업체들에 비해 한발 앞선 수주 실력을 보였지만,
당초 세운 목표치와 비교하면 다소 밑도는 성적이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67억달러 수주로 연간 목표치(191억달러)의 35%,
대우조선해양은 35억달러 수주로 목표치(130억달러)대비 27% 정도였다.
삼성중공업은 막판 해양플랜트 수주덕분에 87억달러를 올려 목표치(150억달러)대비 58%를 채웠다.
전문가들은 업계 올해 실적은 최근 수주 움직임과 별개로 더디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최근 2∼3년 계속된 불황 후유증 뿐아니라 불확실한 대내외 변수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4분기,
대우조선은 3·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체로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확인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