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책소개

과수원의 추억 외.....

이경화 2010. 8. 26. 04:16

 

 

 

                  과수원의 추억

 

                                               

                                                                   이 경화

 

                

                        과수원집 아이는 사과가 밥이다

                               사과나무 위에 동그마니 앉아 사과를 먹는다

                                   볼 붉은 아이 얼굴을 살짝 깨물어 주듯이

                                    사과를 한 입 베어 문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지만

                                     볼 붉은 사과위에 내려앉으면 이내 빨개지고 만다

 

                                         나뭇잎도 수런수런 바람에 나부긴다

                                         아이는 한 마리 작은 짐승처럼

                                 나무 등걸에 딱 붙어 있다

 

                            

                                       어느덧 반세기의 세월이 흘렀다

                              나는 시장바닥에서 사과상자를 본다

                            볼이 붉은 사과들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 같다

 

 

 

              강가에 앉으면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은 세월이다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은 강물이다

 

                                     강가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흐르는 세월이 드러나 보인다

 

                                             

                                                         내유년시절

                                                    금호강은 우리의 놀이터

                                                     오빠와 함께 물고기 떼를 몰며

                                                       놀던 시절이 그립다

 

                                     얕은 물결위론 구름이 떠있고

                                         그 물결과 더불어 흘러가는 모습은

                                                 늘 쓸쓸했다

 

                                         강바닥으로 저녁노을 가라앉고

                                         어둠이 사방으로 드리워질 때서야

                                           우리들은 강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강물은 무심히

                                                   흘러가버린 세월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세월은 유유히

                                                흘러가버린 강물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

 

 

 

              

                무희(舞姬)

 

                         

                              아침마다 눈을 뜨면

                    진드기처럼 달라붙는 권태

                      어제의 생채기들이 피로를 떨치지 못한 채

                       오늘이란 바다로 나를 또 밀어낸다.

 

                      

                    온몸의 땀샘에서 흘러나와 솟구치는

                열정이 성난 파도가 되어

                       가야금의 선율을 타다가

                           다시금 소용돌이친다.

 

                           

                휘황찬란한 무대 위에 선

                  네 말없는 몸부림의 언어가

                    비 오듯 쏟아지는 박수 갈채 속에서

                      잠시나마 섬광처럼 떠오르지만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져간다

 

 

 

          심사평

 

이경화 씨의 10편 응모작들은 수준이 고르고

오랜 습작을 통해 탄생시킨 열정의 알맹이들이라고 판단된다.

이중에서 <강물에 앉으면>,<과수원 추억>,<무희> 등 세편을

신인상 당선작으로 최종 결정한다.

 

 

시는 사고의 연결이 시간적 인과적 질서를 따르기 보다는 연상의 질서를 따르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창조물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다면,

하나는 인공적 생산물이며 다른 하나는 예술적 창조물이라 할 수 있는데,

모두가 새로이 만들어지지만

‘구두’는 생산된다고 하고 ‘무용’은 창조된다고 한다.

구두는 가죽으로 그대로 남지만

무용은 걷는 기능을 발휘하지 않고 보법이 변형되거나 파괴되어

독특한 기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시적 자아란 결국 언어의 일상적 가치를 변형시키거나 파괴하여

 새로운 언어질서를 빚는 창조적 작업에 참여하는 과정인 것이다.

 

먼저 시를 구성하는 두 개의 중요한 원리가 은율과 은유임을 알 수 있다.

산문에 비해 리듬은 한 편의 시를 지배하며 문장구조보다는

시행의 길이에 의해 창조된다.

 

시의 운율을 둘로 나누면 외형률과 자유율이 있는데,

작품 <강물에 앉으면>은, 외형상 리듬이 없는 것 같지만

속살로 흐르는 시인 특유의 맥박과 호흡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시어에서 흘러가는 강문, 떠가는 구름, 흐름의 이미지가 청음으로 들린다.

이것이 곧 자유시에서 필요로 하는 자유율인 것이다.

시어의 맑은 음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청각적으로 들리고,

 원관념인 세월을 강물에, 구름에 비유하며 지난날을 회상에 젖어들게 하며

 흘러가는 강물, 강변의 놀이터, 물고기 떼가 마치 독자와 함께 있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시킨 은유의 차용이 시적 감동을 준다 하겠다.

 

지난날의 시가 리듬을 중시하고 그 음악성을 높이 평가한 반면, 현대시는 이미지를 중시하며 그 회화성이나 고도한 표현 기교를 내세운다.

시는 상상력의 세계다.

 

상상력이란 이성적 사고와 비교되는 인간의 정신 능력을 뜻하는 것으로

작품 <과수원 추억>에서 보는 것처럼 사과가 밥이 되고 붉은 아이 볼이 되며,

드디어 시작 자판에서는 붉은 사과가 지난날의 어린 시절의 화자가 되는데

그 상상력이 풍부하다.

 

시를 포함하여 모든 예술을 사물을 이성적으로 잘게 분석하기 보다는 상상력에 의해 종합한다.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살아가는 화자의 참회의 정신이 스미어 있어 더욱 발전을 위해 정진하리라는 시인의 결심이 보인다.

 

 

릴케는 “시는 인생의 체험이다.”라고 말했듯이

시란 자신의 체험과 참회에서 생산되는 언어 예술이다.

작품 <무희>는 한없는 고통의 순간을 겪는 무용가의 길에서 인생의 가치는 땀과 눈물의 결정체라는 것을 체득한 화자가 한 송이 꽃이 만개하기까지 비바람을 맞아야 된다는 것을 체험한 예인이다.

 

환호성을 듣고 난 후의 허무를 토로하고 연주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갈 때 쓸쓸함과 고독을 극복하여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려는 예술인의 길을 걸으며

인내의 과정을 겪듯이 시인으로 등단 후에도 더 정진하여 중단 없는 좋은 작품을 쓰리라 기대한다.

 

시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자주 잊어버리는 사물들의 모습과 의미를 다시금 발견하게 해준다.

 

살아가는 동안 세상과 자연을 보는 밝은 눈을 조금씩 읽고

모든 것을 눈앞의 효용과 값으로 따지는 삶 속에 얽매인 이들에게

 

세상의 여러 사물과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해주는

 훌륭한 시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문화예술 > 문화예술소식
 
 
 

 
제   목   문예지 <동방문학> 지역 무용가 이경화씨 시부문 신인상 당선
작성자   울산예총 (leonsuki@hanmail.net)
작성일   2010-04-14 [12:00:00] 조회수   117
울산신문 보도 /



"뒤돌아 본 삶 아름다운 시에 담았죠"
[기사일 : 년 월 일]  
'동방문학' 신인상 등단 무용가 이경화 씨  
 
 

 

 울산지역 무용가 이경화(55·중구 태화동)씨에게는 '팔방미인'이란 별명이 딱 어울린다.
 동국대학교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울산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마친 이 씨는 울산에서 이경화 무용연구소를 운영하며 무용가로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한 이 씨가 이번에 시인으로 데뷔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릴 적 기억을 소재로한 작품들로 <동방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직도 시 공부를 하고 있는 초보 습작인이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힌 이 씨는 "가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들이다"면서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내용이라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등단한 작품들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과수원에서 자란 이 씨의 기억들을 풀어낸 것으로 '강가에 앉으면', '과수원의 추억', '무희' 등이다.
 이 작품들은 <동방문학> 통권 제49호에 수상소감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 씨는 "삶을 뒤돌아 보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았기에 글을 쓰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욱 생각을 가다듬고 공부해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용, 글쓰기 뿐 아니라 성악 등 다양한 예술장르에 도전하겠다"면서 "예술가로서 어느 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2010.04.13 22:20



경상일보 보도 /



“무대 위 예술적 영감 시언어로 표현”
무용가 이경화씨 ‘무희’ 등 세 편 동방문학 시부문 당선
 
2010년 04월 12일 (월) 20:57:57 홍영진 기자 thinpizza@ksilbo.co.kr
 
   
 
     
 
지역 무용가 이경화(사진)씨가 문예지 동방문학 시부문 신인상 당선과 함께 시인으로도 활동하게 됐다.

<동방문학> 2010년 4·5월호에는 이씨의 응모작 10편 중 ‘강가에 앉으면’ ‘과수원의 추억’ ‘무희’ 등 세 편이 당선작으로 실려 있다.

‘강가에 앉으면’은 유년시절의 기억과 함께 무심한 세월을 강물에 비유해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무희’는 작가 자신이 걸어온 무용가로서의 일상과 경험담이다. 화려한 삶과 그 이면 그늘진 곳에 숨겨진 권태와 두려움 등이 교묘하게 뒤섞인다.

유희봉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쓸쓸함과 고독을 극복해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려는 예술인의 길을 걸어온’ 무용가에게 ‘인내의 과정을 겪듯 시인으로 등단 후에도 더 정진해 중단없는 좋은 작품을 쓰리라 기대된다’”고 격려했다.

이경화씨는 “정열을 다 바쳐 춤을 추었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늘 허전함과 아쉬움이 감춰져 있었다”면서 “그동안 몸짓으로 삭이지 못한 것들을 이제는 시문장으로써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말없는 몸짓의 예술인생에서 선회, 이제는 언어의 유희 속에서 새로운 기쁨을 맛보고 싶다는 것이다.

문학적 탐구에 심취하게 된 또다른 연유에 대해 그는 “교통사고 이후 마음같지 않은 춤판에 대한 회의와 오랫동안 묻어둔 꿈의 재발견”이라며 “무대 위의 예술적 영감을 시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으로, 지역 문단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경화씨는 동국대 및 울산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울산무용협회원으로 활동하며 이경화무용연구소를 운영중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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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문협 '제15회 가을밤 문학축제' 열어
        기사등록 일시 [2010-10-19 08:14:22]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울산예술제 가을밤 문학축제가 애송시낭송을 주제로 마련된다.

    한국문인협회 울산시지회(지회장 문송산·이하 울산문협)는 27일 오후 7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제15회 가을밤 문학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문학축제는 울산문협 회원 뿐 아니라 국회의원, 교수, 여고생, 기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눈길을 모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제44회 처용문화제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된 이후 초청시인 허영자씨의 시 '부끄러움'이 낭송된다.

    성자현 시인이 '재앙스런 사랑', 강정원 소설가가 이성복의 '꽃 피는 아버지', 정갑윤 국회의원이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낭송하고 축하공연으로 소리꾼 이선숙이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를 가야금 병창으로 들려준다.

    한영애 대우증권 울산남지점장이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김용언 수필가가 김병연의 '내 모든 기쁨은 그대에게서 온다', 전형미 울산과학대 사회복지과 교수가 문송산의 '그대는 왜 모르십니까', 문모근 시인이 구석본의 '관계', 조경애 시조시인이 황동규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낭송하고 축하공연으로 이경화 무용연구 소장이 부채춤을 선보인다.

    서상용 UMS텔레콤 사장이 서상연 '청마루에 앉아', 덕진스님이 이청화 '호수.2', 2010 개운백일장 장원 수상자인 전제은 삼일여고 재학생이 자작시 '다리', 엄계옥 수필가가 김선우 '깊은 산속 옹달샘', 이상도 한국동서발전(주)울산화력본부 홍보위원이 마종기의 '우화의 강'을 낭송한다.

    울산문협은 문학축제 행사를 마치고 초청시인 허영자씨와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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