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국의 명인 명무전(공옥진)

이경화 2012. 2. 27. 23:45

 

 

 

 

 

 

 

 

 

 

 

공옥진이 죽지 않으면, 죽지 않으면 또 오겠습니다.”

우리 시대의 광대 공옥진, 그가 다시 무대에 섰다. 27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명인명무전’에서

 초인적인 공연을 했다.

 세 번의 수술, 두 번의 뇌졸중, 그리고 교통사고…. 서 있기도 어려운 몸으로 살풀이 춤을 추고

 심청가를 불렀다. 그리고 다시 오겠다며 무대를 떠났다. 그날이 올 것인가. ‘죽으면’ 올 수

 없기에, 기약 없는 다짐이라 더 아프다. 그와 함께했던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이다.

 공연은 예정에 없었다.

 관객들도 인사말 정도를 기대했는데 79세의 광대는 혼신을 다해 병마를 떨쳐냈다.

 공연을 마쳤을 때는 감동이 객석을 휘감았다. 기립 박수를 치며 더러는 흐느꼈다.

 기적의 20분 공연, 그리고 선생은 전남 영광의 작은 마을로 숨어버렸다.


공옥진이란 이름은 이미 전설이다.

지난 세월 무명저고리, 버선 한켤레, 부채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소리, 춤, 재담을 섞어서 만든 1인 창무극은 거칠 것이 없었다.

웃다 보면 마침내 울음이 나왔다. 삶을 희롱하다가 끝내는 삶을 껴안았다.

이름만 내걸어도 공연장에 사람들이 몰렸다.

 무대인생은 화려했지만 선생의 삶은 그의 말처럼 ‘징하고 팍팍했다’고 한다.

임방울 같은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최승희에게서 춤을 사숙했지만 결혼에 실패하고는 정

붙일 곳이 없었다. 수도승, 국극단원이 되었다가 농사를 지었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의 타고난 예인기질이 폭발했다. 한과 설움도 함께 폭발했다.

선생이 숨어 사는 마을에 경향신문 기자가 찾아갔다. ‘

광대는 울고 있었다. 야속한 세상에, 병든 몸 때문에,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우는 듯했다.’

 기자는 그의 간절한 절규까지 전했다.

“천지신명이여! 한번만 공연하게, 춤추게 해주시오.”

공 선생은 끝내 춤을 추었다. 기다리는 관객이 있기에 돌아왔다.

선생이 양아들로 삼은 박동국 동국예술기획 대표는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우리는 그를 오랫동안 방치했다.

 온통 주변이 노을인데, 이제서야 그의 창무극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선생의 소원이었다. 비로소 그의 병신춤에 녹아있던 신명을 보존할 길이 열렸다.

광대는 울지 않고 웃어야 한다. 다시 그를 기다린다.

ⓒ 경향신문 &경향닷컴, 

▲  같이 간 친구는 공옥진샘의 동작과 말 한마디에 계속 눈물을 흘렸다.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은 사실 몇 안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환호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 젊은 사람들은 축구에는 미치지만......

  

  얼마나 위대한 인간승리의 모습인가!  - 울 어머니께선 중풍으로 쓰러지시고 5년 동안 집밖 구경못하시고 돌아가셨다. 나이가 80를 내다 볼 때 용기가 안 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 나이에 저렇게 일어나서 춤까지, 소리까지 한다는 것은 진정한 인간승리다 !

 

100%의 사람들이 저 용기에 동참했어야 한다 - 왜 그렇게 쑥스러워하는지

사실 한번도 실제로 공옥진샘의 공연을 본적은 없다.

속으로 병신춤 춘다고 맘이 불편했었다. 내 속의 불편한 곳을 건드린것 같다.

 

공샘은 실제로 너무 고우시다

최승희의 집에서 식모노릇를 하다 춤을 배웠다고 하셨다.

몸 놀림이 범상치가 않아 보인다

오늘 난 저 분하테서 '용기'를 배운다

정말 존경하고 싶다

이제 한국춤에 입문한 것이 행복하다 *^^*

저 분을 보며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sbs

뇌졸중과 교통사고로 무대를 떠나야 했던 전통 춤의 대가 공옥진 씨가 5년 만에 무대에 섰습니다.

고통과 한을 춤으로 녹여낸 그 현장에, 남주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얗게 눈부신 소복을 차려입은 일흔아홉의 거장은 자신을 찾아온 관객에게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떨리는 오른팔로 힘겹게 수건을 감아 올리고, 때로는 휘청거렸지만, 순간이었습니다.

버선발로 무대를 누볐고, 오장육부를 뒤흔드는 혼을 담은 춤사위는 손끝 발끝, 어깨와 무릎에서 들썩였습니다.

[공옥진 : 상대방의 아픔을 뽑아서 몰고 가서 정화해주는 것이 살풀이춤입니다.]

뇌졸중과 교통사고로 인한 고통, 그리고 뒤늦게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받은 설움도 모두 춤으로 승화한 듯 어느덧 환한 미소가 얼굴에 번집니다.

[모진 목숨이 죽지 않고, 오늘 귀빈 여러분들을 만나려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예정에 없던 심청가 한 소절을 뽑아냅니다.

[날 버리고 가지마라.]

전통 춤과 판소리, 재담에 해학적인 동작을 접목한 '1인 창무극'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줬던, 우리 시대의 광대 공옥진 씨.

건강을 회복해 2시간짜리 1인 창무극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남긴 채 15분 남짓한 공연을 마무리했습니다.

[공옥진이 죽지 않으면, 죽지 않으면 또 오겠습니다.]

▲ 양자인 박동국씨와 함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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