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금호강의 여름은 저녁상 물린 뒤에도
잠 들지 못하는 강마을 아이들에겐 설레임의 장이 된다
캄캄한 밤, 두 오빠는 양손에 천렵 도구를,
난 솜 방망이 횃불을, 언니는 큰 양동이를 들고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을 뚫고 강으로 향한다
어둑살이 깔린 수초 짙은 곳에서 큰 오빠는
그물망 반도를 열어두고
작은 오빠는 강 윗쪽에서부터 이리저리 고기떼몰이를 해 온다
이윽고 두 오빠가 그물망 번쩍 들고 물 밖으로 건져 냈을 때
언니와 난 '와아~~!' 하고 매 번 환호성 지른다
피래미, 놀래미, 송사리, 꺽지, 뿌구리 등...
갖가지 종류의 민물고기가 몇 마리씩 은비늘 퍼득인다
환한 불빛 찾아 고기 모이니
어린 횃불 내역할, 새삼 가슴 뿌듯하고...
그렇게 두근두근 거리는 금호강 거슬러 오르기 수차례,
우리들은 초승달 이마에 붙이고
길고 긴 강둑길 걸어 부모님 칭찬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
출처 : 오우친목산악회
글쓴이 : 이경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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