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나무
비탈길에 서서
나는 언제나 투박한 껍질을 쓰고 메마른 마음을 접는다
추위에 속살을 저미는 고통을
어루만저 줄 손길도, 한마디 말도 없다
눈부신 햇살이 닿아도 가냘픈 몸은
아픔과 소외의 속앓이를 하며
당신에게로 다가갈 수가 없다
한숨과 눈물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의 몸속 뿌리에 스며들 뿐
어느날
나의 몸에 성긴 잎들이 돋아 날 때도
당신은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나혼자 무성한 잎을 달고 꽃을 피우고
빨간 단풍으로 치장을 해도
당신은 묵묵부답이다
이대로 겨울을 맞아 온 몸이 무너져도
당신은 나를 쓰다듬어 주지 않겠지
밤이면 마음 속 눈물로 상처를 닦아내는
나는 당신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애달픈 한그루 비탈길에 선 나무다
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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