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명언,게시판

스마트폰 실어증, 실소증, 실례증

이경화 2013. 10. 22. 19:25

 

 

 

 

 

 

 

 

 

 

 

 

 

 

 

 

 

 

 

 

스마트폰이 낳은 失語症, 失笑症, 失禮症

                            (실어증)    (실소증)   (실례증)

 

 

 

함께 커피 마시며 말없는 부부 미소 흘리지만 서로 바라보지 않아


     들여다보는 것은 오직 스마트폰 대화 중 꺼내들고 '손가락질' 일쑤

 

           올바른 이용법·예절 익히지 않으면 문명의 利器가 凶器 돌변할 수도

 
요즘 우리 사회에는 신종 고질병이 번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증세의 심각성을 눈치 챈 곳은 뜻밖에도 동네 커피전문점이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자주 찾았다.

그런데 그곳을 피서지로 택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동네 주민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부부나 연인은 물론이고 식구끼리도 산책 삼아 자주 드나들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 부부들을 보면서 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다정하게 들어서는 처음 모습과는 달리 한 시간 남짓 내내 찻잔을 앞에 놓고서도 도대체 말 한마디 나누질 않았다.

에어컨 냉기에 입이 얼어서가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넋이 빠진 때문이었다.

제각기 손에 든 스마트폰에 눈길을 주느라 앞에 앉은 상대를 거들떠볼 생각조차 않는 것이었다.



실어증(失語症)이었다.

 

그것은 대화의 실종을 의미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저하를 뜻했다.

치열하게 검색하고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주변의 소중한 사람과 일상의 행복을 잃어가고 있었다.

디지털 광풍이 끈끈하고 따스한 사람의 정서를 송두리째 뿌리 뽑는 모습을 동네 커피점에서 무수히도 만났다.

말 잃은 '실어' 증세가 인간적 교감을 기피하는 '싫어' 증세로 진화하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어떤 부부들은 때로는 스마트폰에 열중하면서 뜬금없이 입가를 들먹이기도 했다.

카카오톡이나 게임 또는 만화를 보던 중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는 것이리라.

이를테면 실소증(失笑症)이었다.

 

비록 입가엔 미소를 지었어도 많은 볼거리에 현혹되다 보니 이미지를 해독(解讀)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얼마나 의미 있는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단순한 검색(檢索)에서 진중한 사색(思索)이 나올 리 없었다.

싱겁게 웃는 태도는 부정과 빈정댐의 비뚤어진 감정이 될지언정 서로 간에 대화하며 짓는 밝은 웃음에 깃든

긍정적 감동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눈은 멀고 머리는 먹통으로 치달아 이성적 사고와 합리적 안목이 허물어진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지는 않은지….

 빗나간 '실소' 증세가 내외간에 온당한 간섭과 알맞은 조언마저 거부하는 '싫소' 증세로 바뀔까

조마조마할 뿐이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실사증(失寫症)도 문제였다.

 

손가락으로 눌러 정보를 보거나 읽다 보니 직접 글 쓰는 버릇을 손쉽게 잃어버렸다.

사람은 필기구를 움직여 글을 쓰는 과정에서 두뇌의 균형적 발달과 함께 인지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글쓰기에 소홀하면 지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다양한 사고의 탐구와 분별력에 기초한

창의력과 논리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언어 또는 이해 능력에는 문제가 없어도 글로써 생각을 다듬어 표현하기가 어려운 게 실사증이다.

인류의 찬란한 문명(文明)을 일으킨 문자와 글쓰기를 디지털 신호가 대신하는 바람에

어두운 문맹(文盲)이 코앞에 닥친 분위기다.

창조적 사고를 가로막는 '실사'증이 평범한 생활에 또 다른 실사(失事·의외의 사고가 발생함)를 가져올까

위태롭기만 하다.


 

'유머,명언,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의 천적은?  (0) 2013.10.22
마음의 눈이 밝은 사람  (0) 2013.10.22
끝까지 버리지 말것 , 10가지  (0) 2013.10.20
치매, 알츠라이머병 검사  (0) 2013.10.19
ㅋ , ㅋ , ㅋ  (0) 201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