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78세인 나를 울린 문자 메시지

이경화 2013. 2. 17. 16:09

 

항상건강하고 행복하세요

  78세인 나를 울린  문자 메시지

 

조인스닷컴과 SK텔레콤·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펼치고 있는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문화 만들기'
캠페인의 수기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된 글을 보고,
한 독자가 감동의 편지를 보내왔다.

78세 할아버지인 이 독자는 수기 당선작
'하늘나라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의 작가
손현숙씨에게 전해 달라며
10만 원 권 우편환도 동봉했다.

손현숙씨의 당선된 글과 독자의 글을
차례로 적어 소개해 봅니다.

 


 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
(1등으로 당선된 손현숙씨의 글)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 일을 보시러 나가신 후
'띵 동'하고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여보, 오늘 ‘야간 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 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 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 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손현숙/9월 23일 중앙일보

 

 

출처 : 소담 엔카
글쓴이 : 팔마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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