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편하기나름

 

 

 

 

 

 

 

 

 

 

 

 

 

아내에게 사랑받기를 원하거든

식사가 끝나면

가끔 앞치마를 입고 행주를 들며

TV채널에 손대지 말고 고정시키고

이따금 처가집 쇠말뚝에 큰절을 하여라

아내가 아름다운

예쁜 꽃으로 피어있길 원하거든

항상 관심의 물을 주고

시시때때로 사랑이란 밑거름을 주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유머로 길을 드려라

아내가 미련한 곰이 되길 원하거든

사사건건이 타박하고

아내가 영리한 여우가 되길 원하거든

매사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달인이 돼라

아내가 사임당 쏙 닮은

현모양처를 원하거든 내가 만들어라

낮에는 꽤 안 부리고

일 잘하는 선비가 되고

밤이면 옹녀를 무너트리는 변강쇠가 되라

사랑하는 그대가

무서운 고양이로 변해가거든

당신은 그대 앞에선

언제나 꼬리를 내린 연약한 생쥐가 되어라

무서운 그도 언젠간 나약한 생쥐 앞에선

당신이 좋아하는 맛있는 생선으로 변할 것이다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다

어차피 아내의 머리가 뱀으로 변하거든

독을 품은 독사로 만들지 말고

독이 없는 아름다운 꽃뱀으로 만들어라

미련한 곰이라고 놀려도 좋고

못생긴 이티라고 웃어도 좋다

사임당 앞에서만 멋있는 신사가 되고

현모양처 앞에서만

꽃미남이 되면 그것이 나에겐 행복인이라